Page 97 - 대건고 2022 교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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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. 오랜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시면서 홀가분하시기도 하시겠지만 아쉬운 점도 많으실 것 같습
니다. 학생들과 이런 거 못 해봐서 아쉽다. 이런 거 없으신가요?
나의 마음이 반 학생들에게 전달되지 못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. 학급 담임일 때 왕따
와 관련된 일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여 마음이 아팠습니다. 대체로 반 학생은 그 학생을 이
해하고 인정하자고 호소하면 호응을 해주었으나 두세 번은 위클래스 선생님의 도움에도 불
구하고 반 학생의 냉담으로 상황이 악화하여 그 학생의 고통을 옆에서 지켜볼 때 저의 한계
를 뼈저리게 느끼었습니다. 그때 상처받는 학생이 없게 가해와 피해 학생과 같이 여행을 가
는 등 좀 더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방법으로 접근하지 못하였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.
5. 앞으로 뻗어나갈 대건인들을 위한 조언 한 말씀 해주신다면?
옆에 있는 친구들과 소중한 우정을 나누시기를 바랍니다. 인생의 커다란 자산인 좋은 친구를
사귈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은 바로 고등학교입니다. 멋진 내일을 같이 꿈꾸며 어렵고 힘든 공
부와 짜릿한 허가된 일탈을 함께 한 친구가 나중에 큰 위안과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. 좋은 친
구를 사귀는 데 적극적으로 자신을 내어주기를 기대합니다. 최고의 일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
들에게 찾아옵니다.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기회가 찾아오는데 기회란 것도 어느 날 갑자기
찾아오는 선물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날들이 차곡차곡 쌓였기에 찾아든 결과물입니다. 좋
은 일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찾아오고, 더 좋은 일은 인내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찾아오
지만, 최고의 일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찾아옵니다. 그것이 바로 우리들이 주어진 오
늘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이유입니다.
6. 퇴직 후에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.
강원도 홍천으로 내려갈 예정입니다. 그곳 도서관과 연계된 유적지 답사 관련 일을 진행하
고 지역 소재 학교와 연계된 역사 관련 강의 및 체험활동을 준비 중입니다. 아울러 20대 이후
손을 놓았던 기타를 제대로 배우고 유튜브와 책을 통해 기본적인 농사일을 익혀 조그만 밭을
푸르게 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.
인터뷰 후 유성렬 선생님께서 남겨주신 추억, 아쉬움, 그리고 진심 어린 조언에 깊이 감동했
다.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시고 정성스럽게 답변해주신 유성렬 선생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
씀드리고 싶다. 우리 대건인 모두가 유성렬 선생님의 마지막 조언을 가슴 속에 깊이 새기고 나
아가도록 하자.
2022 Daegun High School 97